티클래스란
티클래스란 코스요리처럼 여러 종류의 차(tea)를 음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의 종류 및 가짓수 체험 형태 및 방법에 따라 찻집별로 가격이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1인 20,000원에서 30,000원 내외에 2~3가지 종류의 차를 내려마십니다.
제주도 찻집별 티 클래스
제주도의 여러 찻집 중 직접 경험한 세 군데의 찻집은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우연못,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연화차 그리고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한 찻집지안입니다.
우연못
※ 12:00~19:00(화 휴무) / 연우네 2층 / 티페어링 코스(1인 30,000원)
제주시 노형동 터줏대감 맛집으로 유명한 연우네 2층에 위치한 우연못은 차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며, 다든 여느 찻집과 마찬가지로 단품으로 차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 커피는 판매하지 않는다) 티페어링 코스(4종류 차 + 3 종류 디저트)가 시그니처 상품이다. 계절에 맞는 차 세 가지(+웰컴 드링크)와 여기에 곁들이기 좋은 디저트를 페어링 한 티페어링 코스는 네이버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가을 티페어링 코스는
1. 10월 블렌딩티(웰컴 티) : 하비스문
2. 수선과 가을버섯키쉬
3. 호지크림티와 호지헤이즐넛볼
4. 무화과 젤라또와 가을 블렌딩티 : 듀엣위드 실버그라스
좌식 테이블도 있어서 전통찻집에 온 듯한 분위기도 느껴볼 수 있으며, 선물하기 좋은 차 세트와 다기 및 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용품들도 판매 중이다. 티 코스가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차를 마시는지에 대한 안내 메시지가 담긴 페이퍼가 자리마다 놓여 있어서 마치 차를 코스요리처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본격적인 테이스팅에 앞서 웰컴티(하비스트 문)를 마시며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여러 가지 곡물을 로스팅한 블렌딩 티라 맛이 구수하다.
중국 무이지방의 수선 품종의 차와 버섯 키쉬를 페어링한 첫 번째 코스. 수선은 우롱차의 한 종류이며 잎이 크고 향이 진해 짧은 시간을 내려 여러 번 우려 마실 수 있다. 키쉬는 프랑스의 계란 요리로 계란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오믈렛과 비슷한 음식이다. 한 입 크기의 핑커푸드지만 버섯의 향과 맛이 진해 수선차와 잘 어우러진다.
두 번째 코스는 호지 크림 티와 호지 헤이즐넛 볼이다. 호지차를 이용해 만들었으며 아이스 호지라떼에 크림이 올려진 차가운 음료이다. 헤이즐넛 초코볼에 호지 가루를 입힌 견과류 볼이 아주 고소하다.
세 번째 코스는 블렌딩 티와 무화과 젤라또이다. 건조 무화과가 아닌 생 무화과로 만든 젤라또라 무화과 향과 맛이 진하다. 시중에서 먹어보지 못한 새롭고 고급스러운 맛. 자칫 이스크림으로 느끼한 속과 입안을 따뜻한 블렌딩 티 한잔으로 개운하게 씻어내려 준다.
연화차
※10:00~17:00(화수 휴무) / 제다 체험 / 티클래스(1인 20,000원)
연화차는 직접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차를 덖고 만드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제다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다른 찾집과는 다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티클래스 가격 또한 20,000원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업체에서 직접 생산한 차 3종류와 한입크기의 약식을 즐길 수 있다.
티 코스 진행전 간단한 질문지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내 몸, 컨디션에 맞춘 차를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 테이스팅을 진행한다. 우리는 청보리 순차 - 매화 홍차 - 연화차 블렌딩 차 순서로 시음을 했다. 이미 다 완성된 찻잎이지만 퍼포먼스를 위해 먼저 차를 덖는 과정을 보여주고, 차를 우려낸 다음, 소주잔만 한 찻잔에 여러 차례 우려 마신다.
청보리 순차는, 시판용 보리차 맛이 감돌지만 그 맛이 순하면서 부드러우면서 깔끔했고, 디카페인이라 물처럼 자주 마실 수 있는 차라 부담이 없다. 매화 홍차는 매화 꽃잎을 블렌딩한 홍차로 향과 맛이 진해 아이스로 마시는 것도 추천해 주셨다. 심혈과 질환 및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연화차 블렌딩차는 귤피, 구기자, 감국화꽃이 들어있으며 차가운 성질의 구기자가 따뜻한 성분의 귤피를 만나 찬 기운을 보완해 준다고 한다. 연화차의 블렌딩 차는 계절별로 변화를 준다고 한다.
세 가지 티 테이스팅이 끝나면 연화차에서 직접 마든 수제 약식 세 종류를 맛본다. 우엉 크래커, 흑임자다식, 유기농 금귤 정과. 나머지 둘은 예상이 가는 아는 맛이지만 우엉 크래커는 처음 맛본 고급진 건강한 맛이라 눈이 번쩍 뜨였다.
찻집지안
※10:00~19:00(수 휴무) / 고수 보이차 전문 / 티코스(1인 30,000원)
찻집지안은 고수(古樹) 보이차 즉, '100년 이상된 차 나무에서 재배한 잎으로 만든 차'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1인 3만 원의 티 코스는 두 종류의 차를 마시며 '차 혹은 다구별 비교 테이스팅'으로 진행되고, 1인 5만 원의 티 클래스는 차와 다구를 배우며, 따로 제한을 두지 않고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내가 맛본 두 종류의 차는 보이생차와 보이숙차였다. 보이생차를 마시니 그동안 내가 보이차라고 마신 차는 모두 보이숙차였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생 차와 숙차는 발효정도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생차의 경우 숙차에 비해 발효가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순한 맛에 향도 향긋하며 차를 내렸을 때도 색도 맑다. 숙차는 발효기간도 길지만, 보관과 유통 과정에서 곰팡이가 생겨 케케묵은 맛과 향이 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좋은 차는 오래 우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찻잎을 많이 넣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많은 양의 찻잎을 넣고 오래 우리는 것은 우리의 혀와 장기를 둔화시킨다고 한다.
어떤 찻잔에 차를 담아 마시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질 수 있다, 혹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일반적인 찻잔에 마실 때와, 청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경덕진 백자 찻잔'에 마실 때의 느낌이 오묘하게 달랐다. 찻잔의 모양에 따라 닿는 입술 모양과 혀의 면적이 달라서라고 한다.
차와 같이 먹을 간단한 다과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차를 계속 내려주시는데 물먹은 하마다 된 기분이다.
찻집별 티 클래스 장단점
- 우연못: 티페어링 코스(웰컴팀+3가지 차로 만든 음료와 디저트) / 3만 원 / 차만 마시기는 심심하고, 차와 곁들에 먹기 좋은 디저트거리를 찾는 다면 단연코 추천하는 곳.
- 연화차: 티 클래스(3종류 차 + 다식) / 2만 원 / 차를 직접 생산하는 곳. 가격이 부담 없으면서 티 클래스 체계와 순서가 분명한 곳. 차뿐만 아니라 수제 다식도 연화차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
- 찻집 지안: 티 코스 (원하는 차 2 종 시음) / 3만 원 / 보이차 매니아라면 단연코 추천하는 곳. 가격 대비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아 다소 아쉬움. 차와 함께 간단한 다과가 준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